가라오케 첫 도전한 놈 후기 존나 김

acesung7780 2026-07-27 10:27 조회 1 댓글 0

형들 나 나트랑만 세번째인데 여태 가라오케를 한번도 안 가봤음 왜냐면 무서웠거든 티씨니 숏이니 롱이니 하는 단어부터가 외계어였고 잘못 들어가면 나올 때 통장이 증발한다는 괴담만 잔뜩 들었음 근데 이번엔 회사 형이 하나 껴서 같이 가게 됐다 크라운으로

낮부터 개더웠음 숙소 문 열자마자 사우나 문 연 줄 알았다 습기가 얼굴에 착 감기는 그 느낌 가본 사람은 알거임 그랩 불렀는데 기사가 자꾸 다른 골목으로 들어가서 손짓발짓으로 겨우 도착했다 참고로 내 베트남어 실력은 신짜오 하나임 그마저도 발음이 이상하다고 형이 옆에서 계속 웃었음

들어가니까 한국말 되는 분이 바로 나와서 인원부터 물어보더라 둘이라니까 이인 기준으로 티씨 백삼십불 숏 이백십불 롱 삼백삼십불 이렇게 딱 정리해서 말해줌 여기가 진짜 편한 게 인원수별로 표가 나뉘어 있고 주대가 전부 포함이라 계산이 단순함 소주 맥주는 무제한이고 기본 안주 깔아줌 나처럼 숫자에 약한 놈한테는 이게 최고임

룸 들어가서 소맥 말고 있는데 형이 자꾸 나보고 노래를 부르라고 함 나 노래 진짜 못함 근데 분위기상 안 부를 수가 없어서 십년만에 마이크 잡고 발라드를 불렀는데 옆에 앉은 분이 박수치면서 웃어줌 그게 진심인지 예의인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아마 후자겠지 그래도 기분은 좋았음

중간에 형이 화장실 간다고 나가서 십오분간 안 들어옴 나중에 물어보니 복도에서 회사 전화를 받았다고 함 휴가 나와서까지 전화 받는 거 보고 아 나도 몇년 뒤엔 저러겠구나 싶어서 잠깐 우울해졌음 아무튼 나 혼자 남아서 손짓으로 대화를 시도했는데 결국 서로 웃기만 하다 끝났다 근데 그 어색한 십오분이 이상하게 재밌었음 말 안 통해도 사람 사는 게 다 비슷하구나 하는 개똥철학이 잠깐 스쳐지나갔다 술이 좀 올랐던 것 같기도 하고

안주는 뭐 대단한 건 아니고 과일이랑 마른안주 정도인데 소맥 말아먹기엔 충분했음 나는 원래 안주 잘 안 먹는 놈이라 상관없었고 형이 계속 과일만 집어먹었다 에어컨이 좀 세서 반팔 입고 간 나는 중간에 살짝 추웠는데 술 들어가니까 그것도 금방 잊었음 룸 자체는 넓지도 좁지도 않고 둘이 쓰기엔 오히려 남았다

나올 때 계산 보니까 처음 말해준 거에서 더 붙은 게 하나도 없었다 이게 제일 마음에 들었음 소주 몇병 더 깠는데도 무제한이라 그냥 넘어감 형은 이미 취해서 그랩 안에서 잠들었고 나는 숙소 앞에서 형을 끌어내리다가 팔이 빠질 뻔했다 그 순간이 오늘 제일 힘든 구간이었음

결론 가라오케 처음 뚫는 놈들은 여기부터 가라 가격 구조가 제일 단순해서 나중에 다른 데랑 비교할 기준이 생긴다 화려한 맛은 딴 데가 더 있을 수도 있는데 첫 판으로는 이만한 데 없음 개꿀이었다 나 같은 쫄보도 살아 돌아왔으니까 겁먹지 말고 그냥 가라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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